무가 시딩은 릴스 수백 개 만들어도 성과 없어요
발행일: 2026년 8월 3일 · CNEC 뉴스레터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이 화장품 이었습니다. 작년 상반기보다 30.7% 늘었습니다.
자본도 인재도 화장품으로 몰립니다. 예전과는 급이 다릅니다.
그래서 잘되는 브랜드가 실제로 뭘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셀럽 협찬 장면을 바이럴로 돌립니다
방송이나 연예인 개인 SNS 채널에 제품을 협찬합니다. 어차피 찍는 김에 브랜드 하나 얹는 구조라 단가가 저렴한 편입니다. 브랜드당 5분 남짓 노출에 1,000만 원 안팎짜리 제안서 스팸메일 많이 받아보셨을겁니다. 협업 자체로는 성과가 거의 안나오지만 00크림 00쿠션처럼 연예인의 이름을 브랜드 제품에 붙여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브랜드가 그 장면을 캡처해서 인스타로, 블로그로, 카페로 뿌립니다.
소비자 눈에는 광고가 아니라 진짜 바이럴로 보입니다.
문제는 2차 활용 계약이 없다는 겁니다. 협찬 계약은 그 방송, 그 채널까지입니다. 캡처는 그 밖에서 돕니다. 그런데 제3자 바이럴이나 일반 소비자가 커뮤니티에 올린 것과 구분이 안 되니 막지도 못합니다. 이게 유행이 됐고,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들도 암암리에 합니다.
모델료로 수억을 쓰는 것보다 훨씬 싼데 효과는 더 좋습니다.
둘째, 콘텐츠를 찍어냅니다
여기서 오해가 많습니다. 무가 시딩으로 비용을 아꼈다고 하거나, 제품만 주고 릴스 수백 개 수천 개를 받았다고 하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과가 난 경우는 못 봤습니다.
그나마도 이제는 제품만 주면 릴스를 찍어주지도 않습니다. 검증 안 된 브랜드의 협찬 요청이 몇 년째 쏟아지면서 크리에이터들도 그만큼 걸러냅니다. 마이크로 크리에이터한테 가이드 한 장 던져주고 끝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되는 브랜드는 제품 장점만 나열하는 뻔한 기획을 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클로드 같은 AI가 그 크리에이터가 평소 올리는 콘텐츠를 다 분석해줍니다. 그 사람 계정의 결에서 이질감이 없으면서, 우리 브랜드 제품을 인식시키는 기획 이 나와야 합니다.
사람은 논리나 텍스트보다 표정으로 기억합니다. 그 사람 표정이나 말투에서 진짜라고 느껴질 때, 그러니까 감정이 움직였을 때 더 오래 기억합니다.
이것마저도 이제는 AI가 기획합니다. 그걸 컨펌하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
셋째, 공동구매입니다
두 번째는 브랜드가 직접 노력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실력 있는 대표나 마케터가 있어야 굴러갑니다. 공동구매는 조금 다릅니다. 매칭이 잘되면 웬만한 수준급 마케터보다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더 잘 살려줍니다.
1회성 광고비만 받는 콘텐츠와, 내가 하는 만큼 수익이 나는 콘텐츠는 다릅니다. 결국 고객이 공감하고 장기기억 하는 콘텐츠는 이렇게 진심을 다할 때 나옵니다.
브랜드마다 각자의 강점이 있습니다. 그걸 다 설명하려면 한 시간도 부족합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누가 들어주나요. 대신 설명해주고 이해까지 시킬 수 있는 사람이 팬을 가진 인플루언서입니다.
문제는 그 한 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대부분은 "잘하는 밴더 소개해주세요"로 시작합니다. 그렇게 찾을 수 있으면 누구나 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 한 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DM을 보내는 건 기본이고, 제품을 선물로 보내보고, 시딩 박스도 만들어보고. 그 정도는 해야 한 명이 나옵니다.
정리하며
세 가지 다 제품만 보내놓고 기다리는 방식이 없습니다. 협찬 장면 중에 쓸 만한 컷을 골라내는 것도, 크리에이터 결에 맞는 기획을 컨펌하는 것도, 공구 한 명을 찾아내는 것도 사람이 붙어야 나옵니다.
화장품이 중소기업 수출 1위가 된 시장입니다. 돈과 인재가 몰리는 만큼, 남들 하는 만큼만 해서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금 잘되는 브랜드들은 남들이 귀찮아서 안 하는 걸 합니다.
– 하우랩 박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