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우랩 박현용입니다.
올해 수출바우처 시즌에 미팅한 브랜드만 30개가 넘습니다. 다들 해외 판로가 목적입니다. 근데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국내 캠페인을 같이 묻는 브랜드가 계속 나옵니다. 세어 보니 다섯 건 중 한 건꼴입니다. 지난달엔 한 스킨케어 브랜드가 국내용과 미국용 숏폼을 아예 따로 하고 싶다고 했고, 수출 바우처로 국내 크리에이터 캠페인이 되냐고 물어본 곳도 있었습니다. 수출 바우처인데 국내를 묻습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이 화장품이 됐습니다. 지난주 중기부 발표입니다. 상반기 화장품 수출 50억 7천만 달러, 작년보다 30.7% 성장. 중소기업 반도체 수출의 2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중남미 131.9% 폭등, 유럽 62.4%, 북미 36.8% 성장. 수출한 중소기업만 8,135개사입니다. 대기업이 아니라 인디 브랜드들이 만든 숫자라는 게 핵심입니다.
이렇게 수출이 잘되는데, 정작 해외에서 제일 크게 성공한 브랜드들은 지금 국내에 돈을 쓰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터진 브랜드들이 국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조선미녀는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옵니다. 창업자가 "미국이 최대 시장이고, 한국에선 솔직히 인기 없다"고 직접 말한 브랜드입니다. 근데 작년에 국내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국내 판매를 늘리는 중입니다.
아누아도 해외 매출이 90%에 육박하는데, 해외에서 터진 뒤에 수지를 국내 전속 모델로 썼습니다. 강남, 성수, 지하철 역사에 옥외광고 걸고 올리브영 프로모션까지 국내 전 채널을 열었습니다. 브이티 리들샷은 2023년 일본 큐텐·라쿠텐에서 먼저 1위를 찍고 일본에만 매장 5,230곳을 깔았던 브랜드인데, 그다음에 한국에 들어와서 올리브영 1위까지 올랐습니다. 해외에서 검증받고 한국으로 역수입된 거죠.
해외에서 대박 났는데 왜 국내에 다시 투자할까요?
+외국인이 한국 매대를 보고 삽니다
요즘 외국인들이 올리브영 1위 제품을 검색해서 삽니다. 해외 틱톡, 인스타에 '올리브영 인기 탑10' 콘텐츠가 진짜 많습니다. 자기 나라 매장이 아니라 한국에서 뭐가 팔리는지를 보고 사는 겁니다.
명동에 외국인이 다시 몰립니다. 작년 방문객만 1,527만 명. 올리브영 명동타운은 매출 95%가 외국인입니다. 백화점 3사 올 상반기 외국인 매출도 롯데 6,400억, 신세계 5,800억, 현대 5,000억으로 셋 다 작년보다 120% 넘게 늘었습니다. 이제 평가 기준이 내국인이 아닙니다.
조선미녀 얘기를 스레드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2만 9천을 넘었습니다. 제일 공감받은 댓글이 "브랜드가 자국에서 인기가 없다는 건 해외 판매의 큰 리스크기 때문"이었습니다. "해외에서도 브랜드가 본국에서 듣보인 걸 알면 돌아선다"는 댓글도 있었고, 라네즈가 해외에선 백화점 브랜드인데 한국에선 로드샵 브랜드라 이미지 관리가 안 됐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국내 인지도는 광고비로 못 삽니다
아누아처럼 전속 모델에 옥외광고까지 가는 건 이미 터진 브랜드니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작은 브랜드가 같은 방식으로 모델비, 매체비 싸움을 하면 집니다. 하우랩에서 캠페인을 돌려보면 유명 브랜드는 크리에이터가 받아주는 확률부터 2배 차이 납니다. 이름 없는 브랜드는 받아주는 것부터가 일입니다. 그래서 작은 브랜드일수록 우리 제품을 진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찾아서 실사용 후기부터 쌓는 게 시작입니다. 결국 터뜨리는 건 팔로워 수가 아니라 진심입니다. 현장에서 계속 경험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수출이 잘될수록 국내가 더 중요해집니다. 해외에서 제일 잘된 조선미녀, 아누아, 브이티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국내용과 미국용을 같이 묻던 브랜드들이 결과적으로 맞았던 거죠. 해외 준비하시는 대표님들도 국내를 빼고 가실 이유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우랩 박현용 드림 |